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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예배는 은혜로웠습니까?”
“네, 정말 제 마음에 들었어요.” 익숙한 대화지만, 이 속에는 예배의 중심이 누구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숨어 있다. 예배는 과연 ‘내게 좋았던’ 시간이 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시간이 되어야 하는가?
1. 예배의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시대 오늘날 많은 교회가 ‘예배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조명, 음향, 분위기, 감정적 찬양의 강도를 높인다. 그러나 그런 시도 가운데 하나님이 아닌 회중이 예배의 평가자가 되어버리는 현상이 만연한다. 예배가 쇼처럼 연출되고, “은혜 받았다”는 말이 “기분이 좋았다”는 감상으로 대체된다. 하지만 예배는 인간이 ‘기분 좋으라고’ 만든 시간이 아니다. 예배의 중심은 회중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로마 가톨릭 예전학자 Aidan Kavanagh는 예배를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께 향하는 공적 행동(public action)”이라 규정하며, 예배를 ‘나’ 중심이 아닌 ‘하나님’ 중심의 사건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2. 예배의 대상: 하나님만이 유일한 수혜자 예배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행위(doxology)이며, 하나님만이 예배의 유일한 수혜자이자 대상이 되신다. 칼빈은 "예배란 하나님께서 받으시기를 기뻐하시는 대로 드려져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는 인간의 감정적 만족이나 의식적 상상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한 ‘올바른 예배’를 강조했다.
예배의 각 요소 – 찬양, 기도, 말씀, 헌금, 성례 – 모두가 하나님을 향해 열려 있다. 이것은 단지 ‘하나님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말하고 듣고 응답하는 사건이다. 토마스 롱(Thomas G. Long)은 예배를 “하나님의 말씀이 중심에 자리잡고, 회중은 그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삶으로 응답하는 시간” 이라고 규정하였다.
3. 하나님 중심 예배의 특징 ‘하나님 중심의 예배’는 단순히 하나님을 언급한다고 성립되지 않는다. 그것은 구조와 순서, 표현과 내용, 태도와 목적 모두가 하나님을 향해 집중되어 있는가 라는 질문으로 구체화된다.
1) 예배 순서의 중심 이 하나님인가? 회중의 감정을 먼저 고려한 기획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드러내는 구조여야 한다. 2) 말씀은 선포되는가, 해설되는가? 강단에서 인간의 통찰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가 드러나야 한다. 3) 찬양은 감정 표현인가, 신학 고백인가? “내가” 무엇을 느끼는가 보다는 “주께서” 누구이신가를 노래해야 한다. 4) 기도는 청원이 중심인가, 경배가 중심인가? 하나님을 높이는 기도는 우리의 필요를 초과하는 영적 지향을 요구한다.
4. 예배의 ‘소비자화’를 넘어서 하나님 중심의 예배를 방해하는 현대의 가장 큰 장애물은 예배의 소비자화(consumption of worship)이다. 제임스 K. A. 스미스는 현대인이 "내게 맞는 예배를 선택하는 영적 소비자(spiritual shopper)"로 변모했음을 비판하며, 진정한 예배는 하나님 나라의 질서에 인간이 ‘길들여지는 형성의 장’이라 보았다. 즉, 예배는 우리가 즐기는 콘텐츠가 아니라, 우리를 변화시키는 신학적 형성의 리트머스이다. 하나님 중심의 예배는 회중을 소비자가 아니라 제자로 세운다. 예배를 위한 질문
5. 예배를 위한 질문의 전환 예배 후 이렇게 질문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오늘 예배는 하나님께 기쁨이 되었을까?” “하나님께서 오늘 나를 어떻게 말씀하셨을까?” “나는 그분의 임재 앞에 어떻게 반응했는가?” 이 질문은 예배를 나의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쁨이라는 방향으로 재조정한다.
결론: 하나님의 얼굴을 향하여 예배는 인간을 위한 ‘자기 위안의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는 ‘신적 현존의 자리’다. 주의 얼굴을 구하리이다”(시 27:8)는 고백처럼, 진정한 예배는 하나님의 얼굴 앞에 멈춰 서는 경외의 응답이다. 하나님 중심의 예배는 결국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 사랑하며, 그분 앞에 삶을 드리는 길로 우리를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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