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노인의 낙서장

      날짜 : 2017. 10. 26  글쓴이 : 박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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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요양시설의 보호를 받고 있는

        어느 노인이 남긴 구겨진 낙서장에서 발견된 글=

         

        돈 있다 위세치 말고 공부 많이했다고

        잘 난척하지말고 건강하다고 자랑치말고

        명예가 있어도 뽐내지마소

        다아~소용없더이다

         

        나이들고 병들어 누우니 잘난자나 못난자나

        너 나없고

        남의손 빌려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남의 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똥 오줌도 남의 손에 맡겨야하는구려

        당당하던 그 기세 그모습이 허망하고 허망하구려

         

        내 형제 내식구가 최고인양

        남을 업신여기지 마시구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제 식구 아닌

        바로 그남들이 어쩌면 이토록 고맙게해주는지

        웃는 얼굴로 따뚯한 미소짓으며

        날 이렇게 잘도 돌봐주더이다

         

        아들 낳으면 일촌이요 사춘기가되니 남남이 되고

        대학가면 사촌이되고 군대가면 손님이요

        군대 다녀오면 팔촌이더이다

        장가가면 사돈이고 애 낳으면 내 나라 동포여

        이민가면 해외 동포되더이다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이고

        딸만 둘이면 은메달인데

        딸 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이고

        아들 둘이면 목메달이라 하더이다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 그림자되고

        며느리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요

        딸은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구려

        자식을 모두 출가시켜 놓으니

        아들은 큰 도둑이요 며느리는 좀 도둑이요

        딸은 예쁜 도둑이더이다

        그리고 며느리를 딸로 착각하지말고

        사위는 아들로 착각하는 일 마시오

        인생 다 부질없더이다 

        인생 다 끝나가는 이노령의 푸념이 한스러울 뿐이구려

         

        친구여 나이가 들면 설치지 말고

        미운소리 우는소리 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소리 불평이랑 하지마소

        알고도 모르는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척 어수록하소

        그렇게 사는것이 평안하다오

         

        친구여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마소

        적당히 져 주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친구여 돈 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죽으면 가져갈수 없는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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